항산화 영양제를 먹으면 더 건강해질까?
기대와 달랐던 연구 결과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셀레늄. 약국과 홈쇼핑에서 '항산화 영양제'로 파는 성분들입니다. 몸을 녹슬게 하는 '산화'를 막아 노화와 질병을 늦춘다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영양제를 꾸준히 먹은 사람은 실제로 더 건강했을까요.
30만 명의 결과를 모아 봤습니다
2012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임상 연구 센터 연구팀은 그동안 나온 항산화 영양제 임상시험 78개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참가자는 30만 명에 가까웠고, 영양제를 먹은 기간은 평균 3년이었습니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항산화 영양제를 먹은 사람들은 더 오래 살지 못했습니다. 특히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E는 오히려 사망 위험을 조금 높였습니다. 연구팀은 "항산화 영양제가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미국은 예방 목적으로는 먹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이런 결과가 쌓이면서 2022년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는 심장병과 암을 예방할 목적으로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E 영양제를 먹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성분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음식으로 얻을 수 있는 영양소를 영양제로 따로 많이 먹는다고 더 건강해지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제품은 어떨까
국내 건강기능식품은 성분마다 하루 섭취량의 상한을 정해 두고, 그 안에서만 제품을 만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베타카로틴은 하루 7mg까지로, 해외 연구에서 문제가 된 하루 20~30mg보다 훨씬 낮게 묶여 있습니다. 다만 비타민 E는 상한이 하루 400mg으로 넉넉한 편이라, 해외 연구에서 쓴 양과 비슷한 고함량 제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비타민 E를 따로 챙겨 먹는다면 함량을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산화를 막는데 왜 효과가 없을까
산화가 해롭다면 산화를 막는 영양제는 이로워야 합니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산화가 몸속에서 하는 일을 알면,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