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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닥 건강 매거진

척추협착증

다리가 저린데, 왜 허리 사진을 찍나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서 자꾸 쉬었다 가야 돼. 다리 혈관이 막힌 건가?

진료실에 내원하시는 어르신들이 자주 하시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다리가 문제일까요? 걷다가 다리가 저리고 아프면 대부분 다리를 먼저 의심합니다.

그런데 정작 병원에서는 다리보다 허리 사진을 먼저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로 가는 신경이 허리에서 눌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까지 척추분리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이 길의 마지막 단계, 척추협착증 이야기입니다.

척추협착증이란?

척추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터널인 척추관이나, 신경이 척추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멍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터널이 좁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닳으면서 뒤쪽으로 불룩 튀어나오고, 척추뼈 뒤쪽 관절이 닳으면서 뼈가 자라 커지고, 척추관 뒤쪽을 덮고 있는 황색인대가 두꺼워집니다. 여기에 전방전위증으로 뼈가 미끄러지면 터널은 더 좁아집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50대 이후에 흔합니다.

왜 숙이면 편해질까요?

협착증 환자분들은 허리를 펴고 서 있거나 걸으면 다리가 저린데,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금방 나아집니다. 마트에서 카트를 밀며 몸을 앞으로 기울여 걸을 때는 한참을 걸어도 괜찮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허리를 숙이면 척추관 안의 공간이 넓어지고, 허리를 꼿꼿하게 펴면 척추관이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협착증 환자분들은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을 더 힘들어하고, 걷기는 힘들어도 허리를 숙이고 타는 자전거나 카트, 보행기를 밀며 걷는 것은 좀 더 수월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 혈관이 막힌 것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걸을 때 다리가 아파 쉬어야 하는 증상은 다리 동맥이 좁아진 경우에도 생깁니다. 둘은 쉬는 방법에서 차이가 납니다. 혈관이 원인이면 그 자리에 서서 잠깐 쉬기만 해도 나아집니다. 협착증은 서 있는 것만으로는 잘 나아지지 않고, 앉거나 허리를 숙여야 풀립니다. 또 혈관이 원인이면 자전거를 탈 때도 다리가 아픕니다.

사진에서 좁아 보이면 다 협착증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도 MRI를 찍어 보면 척추관이 좁아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협착증은 사진만 보고 진단하지 않습니다. 환자가 느끼는 증상과 사진에서 좁아진 위치가 서로 맞아야 협착증이 증상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협착증이라고 하면 바로 수술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수술 없이 시작합니다. 허리 주변 근육 운동과 자전거처럼 허리를 숙인 자세로 하는 운동, 약물 치료, 그리고 눌린 신경 주변에 약을 넣는 신경차단술 같은 주사 치료를 먼저 합니다. 협착증은 시간이 지나도 많은 경우 크게 나빠지지 않고 비슷하게 유지됩니다.

수술은 이런 치료를 충분히 했는데도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다리에 힘이 빠질 때 고려합니다. 좁아진 터널을 넓혀 신경을 풀어 주는 감압술이 기본이고, 전방전위증으로 뼈가 흔들리고 있다면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함께 하기도 합니다. 다만 대소변을 보기 어려워지거나 양쪽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진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한 줄로 이어진 병

분리증에서 시작했든,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 닳아 생겼든 협착증의 끝은 결국 좁아진 터널입니다. 그리고 그 터널이 좁아지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은 1편부터 이야기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체중을 관리하고, 허리를 둘러싼 근육을 꾸준히 단련하는 것. 이것이 허리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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