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리면 왜 머리가 아플까?
머리가 아픈 건 바이러스가 아니라 우리 몸의 반응 때문
감기에 걸리면 콧물, 기침과 함께 머리가 지끈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코와 목에 자리 잡는데, 왜 머리까지 아픈 걸까요.
바이러스가 머리를 공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기 바이러스가 머릿속까지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머리가 아픈 것은 바이러스와 싸우는 우리 몸의 면역 반응 때문으로 봅니다.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면역세포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신호 물질을 내보내 다른 면역세포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 물질은 피를 타고 온몸으로 퍼지면서 열이 나고, 몸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게 만듭니다. 감기 두통의 정확한 원리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국의 론 에클스 교수는 이 사이토카인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를 약으로 맞은 환자들은 감기에 걸린 것처럼 두통과 몸살을 겪습니다.
코가 막히면 머리가 묵직해지기도 합니다
코 주변 뼈 속에는 '부비동'이라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1994년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팀이 감기에 걸린 지 2~4일 된 어른 31명의 얼굴을 CT로 찍어 봤더니, 87%는 코 양옆의 부비동이 붓거나 막혀 있었습니다. 다행히 2주 뒤 다시 찍어 본 사람들 대부분은 저절로 좋아져 있었습니다.
△ 코 주변 뼈 속에 있는 빈 공간입니다. 1은 이마 쪽, 2는 두 눈 사이, 3은 그보다 더 안쪽, 4는 두 뺨 속입니다.
Patrick J. Lynch 원본 · Michał Komorniczak 번호 추가 · 위키미디어 커먼즈 · CC BY 2.5
부비동이 붓고 막히면 안쪽 압력이 바뀌면서 이마나 눈 주변이 묵직하게 아플 수 있습니다. 감기 때 코가 꽉 막히면 머리까지 무거운 느낌이 드는 이유입니다.
이럴 때는 병원에 가야 합니다
감기 두통은 대개 감기가 나으면서 함께 사라집니다. 하지만 머리가 아주 심하게 아프면서 목이 뻣뻣해 고개를 숙이기 힘들거나, 높은 열과 함께 토하거나, 정신이 흐릿해진다면 뇌수막염일 수 있습니다.
뇌수막염은 뇌를 감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원인인데, 특히 세균 때문에 생긴 뇌수막염은 처음에는 감기처럼 시작했다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고, 치료가 늦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감기라고 넘기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