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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수면법, 다상수면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는 하루 다섯 번, 90분씩 잔다'는 이야기는 국내외 SNS와 자기계발 콘텐츠에서 꾸준히 회자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루 수면을 여러 토막으로 쪼개 총 수면시간을 줄이는 다상수면은 효과를 입증한 연구가 없고, 오히려 건강·인지 기능에 해롭다는 근거가 쌓여 있습니다. 게다가 '호날두 수면법'이라는 이름 자체가 상당 부분 와전된 이야기입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는 하루 다섯 번, 90분씩 잔다'는 이야기는 국내외 SNS와 자기계발 콘텐츠에서 꾸준히 회자됩니다. 적게 자고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면 누구나 솔깃할 만합니다. 이 글에서는 다상수면이 무엇인지, 호날두 수면법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리고 수면의학 연구가 실제로 무엇을 말하는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다상수면이란 무엇이고, 호날두는 정말 그렇게 잘까

다상수면(polyphasic sleep)은 하루 24시간 동안 잠을 세 번 이상의 짧은 토막으로 나눠 자는 방식입니다. 밤에 한 번 몰아 자는 '단상수면', 밤잠에 낮잠을 한 번 더하는 '이상수면(시에스타형)'과 구분됩니다. 생후 3개월 무렵까지의 신생아는 자연스럽게 다상수면을 하지만, 성인이 의도적으로 택하는 다상수면은 대개 총 수면시간을 줄이려는 목적을 갖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Sleep Foundation).

단상수면 (일반적)
수면 구성밤에 한 번
하루 총 수면7~9시간
이상수면 (시에스타형)
수면 구성밤잠 + 낮잠 1회
하루 총 수면약 6~8시간
에브리맨 (Everyman)
수면 구성밤 3시간 + 20분 낮잠 3회
하루 총 수면약 4시간
다이맥시온 (Dymaxion)
수면 구성6시간마다 30분씩 4회
하루 총 수면약 2시간
우버맨 (Uberman)
수면 구성4시간마다 20분씩 6회
하루 총 수면약 2시간

'호날두 수면법'의 실체

'호날두는 하루 다섯 번 90분씩 잔다'는 이야기는 영국 스포츠 수면 코치 닉 리틀헤일스(Nick Littlehales)가 2010년대 언론 인터뷰에서 호날두와 일한 경험을 소개한 뒤 퍼졌습니다. 그러나 리틀헤일스 본인은 2024년 12월 독일 주간지 차이트(Die Zeit)와의 인터뷰에서, 호날두에게 90분씩 여러 번 자라고 권했다는 보도는 오해이며 사람을 90분마다 깨우는 일은 결코 없다고 밝혔습니다 (Worldcrunch/Die Zeit).

그가 실제로 제안한 것은 'R90'이라는 방법입니다. 잠을 '7.5시간'이 아니라 '90분 주기 × 5회'로 세고, 하루가 아닌 \*\*일주일 단위(약 35주기)\*\*로 수면량을 관리하라는 것입니다. 밤잠이 짧았던 날에는 낮에 30분 안팎의 짧은 휴식이나 낮잠으로 일부를 보충합니다. 스위스 베른 인셀병원 수면센터(Swiss Sleep House)의 수면연구자 알브레히트 포르스터(Albrecht Vorster)는 리틀헤일스의 책을 보면 호날두도 하루 약 7.5시간을 자려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수면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하루 종일 90분씩 쪼개 자는 생활은 훈련·경기 일정과도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SRF, 2024).

요컨대 '호날두 수면법'은 밤잠을 중심으로 충분히 자고, 부족분을 낮잠으로 메우는 이상수면에 가깝습니다. 총 수면을 2\~4시간으로 줄이는 우버맨·에브리맨식 다상수면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수면 과학의 기본: 잠은 '양'과 '타이밍' 둘 다 맞아야 한다

성인에게 필요한 잠은 하루 7시간 이상입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와 수면연구학회(SRS)는 2015년 공동 합의문에서 성인은 규칙적으로 매일 밤 7시간 이상 자야 하며, 6시간 이하의 수면은 건강과 안전을 유지하기에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AASM, 2015). 7시간 미만의 만성 수면은 체중 증가,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우울증, 면역 저하, 사고 위험 증가와 연관됩니다.

수면은 두 가지 시스템이 함께 조절합니다. 이른바 '2과정 모델(two-process model)'입니다 (Borbély 외, 2016).

  • 수면 항상성(과정 S): 깨어 있는 동안 '수면 압력'이 쌓이고, 잠을 자면서 해소됩니다. 오래 깨어 있을수록 졸림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 일주기 리듬(과정 C): 뇌의 생체시계가 빛을 기준으로 약 24시간 주기의 각성·졸림 신호를 만듭니다. 체온과 혈압이 떨어지는 밤 시간대가 잠에 가장 적합합니다.

한 번의 밤잠은 비렘(NREM)수면과 렘(REM)수면이 번갈아 나타나는 약 90분(실제로는 70\~120분으로 사람과 시간대마다 다름) 주기가 4\~6회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회복에 핵심적인 깊은 비렘수면(서파수면)은 주로 밤 전반부에, 기억 정리와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렘수면은 후반부에 몰려 있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20\~30분짜리 토막잠을 여러 번 자는 것으로는 밤잠 전체가 하는 일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다상수면 옹호자들은 몸이 적응하면 토막잠 안에 깊은 잠과 렘수면을 '압축'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습니다(다음 절).

연구는 무엇을 말하나: 이득의 근거는 없고, 해로움의 근거는 쌓이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권위 있는 결론은 미국수면재단(NSF) 합의 패널의 2021년 체계적 문헌고찰입니다. 하버드 의대 찰스 차이슬러(Charles Czeisler) 교수를 비롯해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마이클 영(Michael Young) 등 수면·생체리듬 분야 석학 12명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4만 건이 넘는 논문을 검토해 22편을 추렸고, 다상수면의 이득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하나도 찾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다상수면과 그에 따르는 수면 부족이 신체·정신 건강과 수행 능력 저하에 연관된다며, 하루 수면을 크게 줄이거나 여러 토막으로 쪼개는 일정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Weaver 외, Sleep Health 2021).

그 뒤로 나온 실험 연구들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Koa 외, SLEEP 2026
설계18~35세 성인 40명을 '2시간 한 번'과 '20분×6회(우버맨)'로 배정해 수면다원검사로 비교
주요 결과같은 시간을 자도 쪼개 잔 쪽이 실제 수면이 더 적고 깊은 잠이 줄었으며, 특히 아침에 주의력 저하가 더 컸음
Rosenblum 외, 2024
설계의욕이 높은 건강한 청년 10명이 8주간 우버맨(4시간마다 20분) 시도
주요 결과1명만 5주를 버티고 나머지는 한 달 안에 중단. 남은 1명은 성장호르몬 분비가 95% 넘게 사라졌고 각성도가 떨어짐
Van Dongen 외, SLEEP 2003
설계2주간 하루 4·6·8시간 수면 제한 비교
주요 결과6시간 이하 수면을 2주 지속하면 이틀 밤을 꼬박 샌 것과 맞먹는 인지 저하. 본인은 그만큼 졸리다고 느끼지 못함

특히 마지막 연구가 중요합니다. 수면이 부족해도 며칠 지나면 '적응했다'고 느끼지만, 객관적인 인지 기능은 계속 떨어집니다. 다상수면 체험담에서 흔히 듣는 '2주 지나니 몸이 적응했다'는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반대로, '충분히 자면서 나눠 자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다만 연구가 반대하는 것은 총 수면을 줄이는 다상수면입니다. NSF 합의 보고서는 일반적인 낮잠·시에스타를 검토 대상에서 일부러 제외했습니다. 총 수면량이 충분한 분할 수면이 해롭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우주비행 같은 특수 환경을 염두에 둔 연구에서는 밤잠을 줄이고 낮잠을 더하는 일정의 수행 능력이 하루 총 수면시간으로 거의 결정되었고, 어떻게 나눠 자는지는 큰 차이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그래서 일정을 유연하게 짜야 하는 상황에서 분할 수면이 쓸 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 나눠 잤다고 더 좋아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Mollicone 외, 2008). 짧은 낮잠의 효과도 잘 확인돼 있습니다. 1995년 NASA 연구에서 장거리 비행 조종사가 비행 중 평균 26분 낮잠을 자자 각성도는 최대 54%, 수행 능력은 34% 향상됐습니다 (Sleep Foundation).

정리하면, 낮잠은 밤잠을 보완하는 도구로는 근거가 있지만 밤잠을 대체하는 수단으로는 근거가 없습니다.

스포츠 의학 관점: 엘리트 선수에게 필요한 건 '덜 자기'가 아니라 '더 자기'

운동선수 수면 연구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방향은 다상수면과 정반대입니다. 스탠퍼드대 수면연구소의 셰리 마(Cheri Mah) 연구팀은 남자 농구부 선수 11명에게 5\~7주간 매일 밤 최소 10시간 침대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실제 수면이 하루 평균 약 111분 늘었고, 282피트(약 86m) 스프린트 기록은 16.2초에서 15.5초로 빨라졌으며 자유투와 3점슛 성공률은 각각 약 9% 올랐습니다 (Mah 외, SLEEP 2011).

2021년 영국스포츠의학저널(BJSM)에 실린 국제 전문가 합의문도 엘리트 선수들이 습관적인 짧은 수면(하루 7시간 미만)과 잦은 수면 단절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합의문은 일률적인 7\~9시간 기준보다 선수 개인이 느끼는 수면 필요량에 맞춘 개별화된 접근을 권하며, 낮잠과 '수면 저축(sleep banking)'의 이점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Walsh 외, BJSM 2021).

호날두 사례를 이 틀에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하루 두 번 훈련하고 장거리 원정과 야간 경기가 잦은 프로 선수는 밤잠만으로 필요한 수면을 채우기 어려운 날이 많습니다. 리틀헤일스의 R90 방식은 그 부족분을 낮잠으로 보충해 일주일 총량을 지키는 전략입니다. 즉 호날두 수면법의 진짜 교훈은 '쪼개 자면 적게 자도 된다'가 아니라 \*\*'회복이 경기력이니 수면 총량을 어떻게든 확보하라'\*\*는 것입니다.

다만 R90의 '90분 주기' 개념 자체는 과학적으로 과도하게 단순화돼 있습니다. 실제 수면 주기 길이는 사람마다, 밤의 전반·후반마다 다르기 때문에 90분 단위로 기상 시각을 맞춘다고 개운함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R90은 상업적 코칭 프로그램이며, 그 효과를 직접 검증한 동료심사 연구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위험과 주의 대상

총 수면을 줄이는 다상수면의 위험은 결국 '만성 수면 부족'의 위험과 같습니다. 여기에 일주기 리듬과 어긋난 시간에 자고 깨는 문제가 더해집니다.

  • 졸음운전과 안전사고: 짧은 순간 의식을 잃는 미세수면(microsleep)은 본인이 잘 느끼지 못합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심한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카페인만으로 미세수면을 막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NHTSA).
  • 대사·호르몬 변화: 7시간 미만 수면은 비만,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됩니다 (AASM, 2015). 우버맨 실험에서는 근육 회복과 조직 재생에 관여하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 정신건강: 수면 부족은 기분 저하, 짜증, 불안을 키웁니다. 특히 양극성장애가 있는 사람은 수면 부족이 조증 삽화의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환자 3,140명을 면담한 연구에서 수면 부족이 들뜬 기분의 삽화를 유발한 경우는 1형 양극성장애에서 뚜렷하게 많았습니다(우울 삽화 쪽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Lewis 외, Br J Psychiatry 2017).

다음에 해당한다면 수면을 줄이는 실험은 피하고, 필요하면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 청소년: 13\~18세는 하루 8\~10시간 수면이 권장됩니다 (AASM 소아 합의문, 2016).
  • 임신부, 영아를 돌보는 보호자
  • 양극성장애, 뇌전증 환자: 수면 부족은 발작 유발 요인입니다 (Epilepsy Foundation).
  • 운전 기사, 의료진, 기계 조작자 등 안전과 직결된 일을 하는 사람
  •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등 수면 질환이 의심되는 사람

실천 가이드: 호날두 수면법에서 '진짜 쓸 만한 것'만 가져오기

  1. 총량부터 지킨다. 하루 7시간 이상을 기본으로 삼고, 낮잠은 이 총량을 채우는 보조 수단으로만 씁니다.
  2. 기상 시각을 고정한다. 주말에도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생체리듬을 안정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NSF는 2023년 합의문에서 수면 시간의 규칙성 자체가 건강에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Brigham and Women's Hospital).
  3. 낮잠은 짧게, 이르게. 각성 회복이 목적이라면 20\~30분이 적당합니다. 그보다 길면 깊은 잠에서 깨어 오히려 멍해지는 '수면 관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밤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늦은 오후 이후 낮잠은 피합니다.
  4. 밤잠이 짧았던 날만 보충한다. 야근, 이른 출장, 아이 돌봄 등으로 밤잠이 부족했다면 그날 낮잠으로 일부를 메웁니다. R90의 '주간 총량' 개념이 실제로 유용한 지점입니다.
  5. 잠들기 전 루틴을 만든다. 취침 1시간 전부터 화면 밝기와 사용을 줄이고, 침실은 어둡고 서늘하게 유지합니다.
  6. '적응했다'는 느낌을 믿지 않는다. 주관적 피로감은 실제 인지 저하를 과소평가합니다. 낮에 자꾸 조는 일이 2주 이상 이어지면 수면 전문의 진료를 받습니다.

결론

'다상수면으로 적게 자고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재 의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면 연구자들이 수십 년 치 문헌을 검토한 결과도, 최신 실험 연구도 모두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잠을 쪼개도 필요한 수면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실제 수면과 깊은 잠이 줄어듭니다.

호날두 역시 잠을 아낀 것이 아니라 잠을 지킨 선수입니다. 그의 수면법에서 배울 점은 쪼개 자는 기술이 아니라, 회복을 훈련만큼 진지하게 관리하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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