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일상 사이,
모비닥 건강 매거진

렘수면은 왜 필요할까?

꿈꾸는 잠이 감정을 다독이는 방식

속상한 일이 있던 날,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실제로 하룻밤 자고 나면 어제의 일이 조금은 덜 아프게 느껴집니다. 이건 그저 시간이 지나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 사이 우리가 지나온 잠, 특히 렘수면이 감정을 다독였기 때문입니다.

꿈을 꾸는 잠, 렘수면

렘수면은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꿈을 생생하게 꾸는 단계입니다. 하룻밤 잠의 20~25%를 차지하고, 새벽으로 갈수록 길어집니다. 이때 뇌는 깨어 있을 때만큼 활발하게 움직이지만, 몸의 근육은 거의 완전히 힘이 풀립니다.

하룻밤 전체 잠에서 렘수면이 차지하는 몫입니다.

깊은 잠, 얕은 잠, 렘수면이 하는 일을 칼로 자르듯 나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단계마다 대표적으로 밝혀진 기능이 있습니다. 렘수면의 대표적인 기능은 감정을 다독이는 일입니다.

하룻밤 사이 누그러진 감정

2011년 미국 버클리대 매슈 워커 연구진은 젊은 성인 34명에게 평범한 풍경부터 끔찍한 사고 장면까지 사진 150장을 보여 줬습니다. 그리고 12시간 뒤에 같은 사진을 다시 보여 줬습니다. 한 그룹은 아침에 보고 그날 저녁에 다시 봤고, 다른 그룹은 저녁에 보고 하룻밤을 잔 뒤 아침에 다시 봤습니다.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하룻밤을 잔 그룹은 두 번째로 사진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의 세기가 줄었고,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편도체의 반응도 약해졌습니다. 깨어 있던 그룹에서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렘수면 동안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활동이 적었던 사람일수록, 다음 날 감정 반응이 더 크게 누그러졌습니다.

밤새 이어지는 마음의 정리

연구진은 렘수면이 기억은 남기고 그 기억에 붙은 감정의 날은 무디게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힘든 일을 기억하면서도 덜 아프게 떠올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렘수면은 새벽에 가장 길게 나타납니다. 늦게 자거나 너무 일찍 일어나면 이 시간이 가장 먼저 줄어듭니다. 마음이 힘든 날일수록 충분히 자는 것이 감정을 정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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